詩속의 삶

고향의 한가위.

村 場 2012. 10. 2. 17:24

 

*** 2012년 9월 29일 (음력 8월 열사흗날)

 

 

반백 년을 잊은 듯 살아온 고향을 찾았다.

 

 

 

 

추석을 맞아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께 성묘하고 내친 걸음에 형제들과 함께 찾은 고향, 계룡산기슭 돌밭이다.

 

좌로부터 연천봉,문필봉,관음봉,쌀개봉,상봉(천황봉)이 반갑게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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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 두 렁 

                    - 이 덕 규 (1961~   )

 

찰방찰방 물을 넣고

 

간들간들 어린 모를 넣고

 

바글바글 올챙이 우렁이 소금쟁이 물거미 미꾸라지 풀뱀을 넣고

 

온갖 잡초를 넣고

 

푸드덕, 물닭이며 논병아리며 뜸부기 알을 넣고

 

햇빛과 바람도 열댓 마씩 너울너울 끊어 넣고

 

무뚝뚝이 아버지를 넣고

 

올망졸망 온 동네 어른 아이

 

 

모두 복닥복닥 밀어 넣고

 

첨벙첨벙 휘휘 저어서 마시면

 

맨땅에 절하듯 누대에 걸쳐 넙죽넙죽 무릎 꿇고

 

낮게 엎드린 생각들 길게 이어붙인

 

저 순하게 굽은 등짝에 걸터앉아

 

미끈유월,

 

그 물텀벙이 한 대접씩 후르륵 뚝딱 들이키면

 

허옇게 부르튼 맨발들 갈퀴손가락들

 

건더기째 꿀떡 꿀떡 넘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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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 황토고구마밭에서 본 상봉. 어린시절 꿈을 키웠던 계룡의 웅대함이었거늘,,,

 

 

이제 차분히 돌아보니 변함없는 건 고향의 포근함이다. 옛친구들도 몇 있다는데

언제 다시 찾아 그들과 추억을 더듬을 때가 있겠지,,,

 

 

경천저수지에서 본 계룡산. 가운데에 신원사가 있고 좌측이 연천봉, 중앙이 상봉, 우측이 국사봉.

저수지 옆에 원정선산으로 모셔 지금은 파묘터가 된 선산을 둘러보고 효용성을 검토해 본다.

어린시절 뒷산의 대나무와 비료포대 실로 만든 낚싯대로 붕어를 낚던 경천저수지. 

돌밭에선 오 리 길인데, 그 시절 2km는 이웃동네에 불과했으니 이 정도 걷는 건 일도 아니었다. 

 

 

형제들과의 고향 나들이는 많은 추억을 되새기게 된다.

여기서 학교다니던 1960년도 이야기.

그후 대전 생활중 방학때 와서 있었던 일들,,,

 

언제나 정겨운 고향 돌밭에서

고향보다 더 정겨운 형제들의 마음을 나눈 뜻깊은 오늘.

 

더도 덜도 말고 오늘 같기를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원한다.

한가위 보름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