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
2012년 6월 10일
계룡산 자연성릉의 눈꽃이 보고싶다!
삼각산 근육질 암봉의 서리꽃도 그립다!
초여름, 연초록이 우거진 숲 속에서 심한 갈증을 느낀다.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리면 뿌연 신록에 생기가 돋고, 걸음걸음마다 풀썩이는 흙먼지라도 잠 재울텐데,,,
어제도, 오늘도 소나기 예보는 여전한데 하늘은 퍼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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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 허밍
-고영민(1968~ )
해질녘 저 밭은 무엇인가
해질녘 저 흐릿한 논 길은
해질녘 밭둑을 돌아 학교에서 돌아오는 거미
같은 저 애들은 무엇인가
긴 수숫대
매양 슬픈 뜸부기 울음
해질녘 통통통
경운기의 짐칸에 실려 가는
저 텅 빈 아낙들은 무엇인가
헛기침을 하며 걸어오는
저 굽은 불빛은 무엇인가
해질녘 주섬주섬 젖은 수저를 놓는 손
수레국화 옆에서
흙 묻은 발목을 문지르는
저 고단함은
해질녘 내 이름 석 자를 적어온
이 느닷없는 통곡은 무엇인가
해질녘, 해질녘엔
세상 어떤 것도 대답이 없고
죽은 사람은 모두
나의 남편이고 나의 아내이고
해질녘엔 그저 멀리 들려오는
웃는 소리,
우는 소리
허밍, 허밍
***** & *****
해 질 녘은 낮밤의 경계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이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이다.
그 경계의 구분이 무너진 애도의 순간에 너무 경황없어 마치 넋 놓은 주문 같은 詩~! "허밍, 허밍"
핏기 가신 세상 풍경에 단비를 기다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날의 사진들에 의미를 덧칠해 본다.
그냥, 답답해서~~~!
계곡을 울리던 물소리 잠잠하니 산이 곧 액틀 속의 수묵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