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용문산을 다시 본다.

村 場 2012. 2. 20. 11:24

2012년 2월 18일 (토요일)

 

여름 장맛비 속에  눈부셨던 용문계곡의 겨울이 궁금했다.

또, 그 때 포기했던 고스락 가섭봉(용문산 고스락)이 늘 마음에 걸렸던 게, 이 추위에 나를 그리로 이끌었나보다.

코스는 용문사~마당바위~용문산(가섭봉)~장군봉~상원사~절재~용문사로 산행시간은 6시간정도로 예상된다.

 

 

매표소에서 2.000원을 징수 당하고 일주문을 지나~

용문사에 도착하니 벌써 11시가 다 됐다. 집에선 7시 반쯤에 출발했는데,

은행나무로 용문사 인증사진을 대신하고 서둘러 들머리에 든다.

 

 

아! 용문계곡의 겨울은 이래 생겼구나~

여름 그 세찬 물줄기가 요래 얼어 붙으니 그 또한 한 멋 하는군.

 

 

 

 

 

 

 

그해 여름의 계곡이 대비되니 자연의 오묘함이 한껏 돋보인다. 

 

 

 

 

 요렇게 생긴 석층도 있고~

묘미도 있고 볼거리도 많은데 온통 너덜지대인데다 곳곳이 얼어 걷기가 상당히 힘겹고 불편하다.

마당바위, 여기가 주말산우들의 반환점인지  무슨 잔치집 분위기네~.

 

이제부터가 용문산행의 진수다.

빙벽같은 이 된비알을 한 시간여 올라야한단다.

 

 

 

 

 

 

 햐~ 요거!

요즘 아이돌이 자랑하는 식스팩이

여기도 있네.

 

얼음보며 별 상상을 다한다.

 

그 못잖게 섹시하고

매력이 넘치니까~

 

자연이 만든 얼음조각이지만,

 

 

 

 

 

얼음과 눈과 바위로 이루어진 가파른 바탈길을 묵언수행하는 스님처럼 묵묵히 오른다.

얼음이 그동안 녹았다 얼었다하며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아이젠이 잘 찍히지 않아 더욱 힘이 든다.

 

 

 

 

 

 

 

 

 

그래도 꼭대기엔 계단이 있어 다행이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올랐더니

여기가 끝이 아니다.

 

 

 

 

 

계단은 또 계단으로 이어지고,,,

 

 

 

 

 

 

용문산 정상 가섭봉은 아득하기만하다.

그것도 곧추선 암릉에 계단길로,,,

 

 

 

 

 

용문산! 이름에 악~자가 안 들어 갔다고 깐봤다가는 코피(?)난다.

설악, 치악, 월악산등 웬만한덴 다 올라 봤지만 월악 영봉코스 못잖은것 같다.

 

 

 

 

계단밑 고드름이 오늘 날씨를 대변하듯

정상부의 체감온도가 만만찮다.

 

 

 

 

 

 

 

 

 

대한민국 산꾼들의 리플릿은 여기 다 모였나 보다.

 

남산에 가면 온똥 자물통이고

강촌 옛역사벽엔 낙서로 도배를 하더니

여긴

리본으로 연출한 멋진 장식이로군. 

 

 

 

 

 

 고스락에서 내려다 본 용문사와 올라 온 마루금.

 

시설물에 밀려난 고스락 정상석.

 

인증사진도 한 컷!

 

 어느덧 벌써 한 시 반이 다됐다.

오*짬누룽지탕으로 점심을 때우고, 장군봉으로 출발~

 

 

편하다.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아이젠이 꼭꼭 박히는 느낌만으로도 상쾌하다.

너덜지대가 미끄러워 두 시간여 아이젠을 신고 산행해

무릎이 걱정이 됐었는데,,,

 

눈이 물기가 쪽 빠져 소금을 펼쳐놓은 것 같다.

 

 

 

 

자연의 힘이란~~~

마루금의

북쪽은 눈이 두 자는 쌓였는데

남쪽은 다 녹아 흔적도 없다.

 

그 경계를 내가 걷고 있다.

 

自然in을 꿈 꾸며,,,

 

 

 

 

 

 

 

 

시설물이 점령한 장군봉 우회로에서 멀리 보이는 백운봉.

용문산은 봉우리마다 통신탑이 서 있어 오르고픈 열망도 없고 보기도 썩 좋지않다.

 

 

또 시작이다.

올라올 때 가파랐는데 내려갈 때라고 편하겠는가.

  

 

이곳 용문산엔 멋진 솔벗이 안 보여 무척 아쉬웠는데 여기 바위 한가운데를 뚫고 선 대단한 친구가 있다.

 

솔벗에게 박수를 보낸다.

굴하지 않고 버티고 선 그 당당함에,,,

급경사에 바위, 아니면 흙속에 감춰진 돌 같이 단단한 얼음 길이 계속된다.

 잠시 무릎에게 휴식을 주며 허리도 필 겸 바라 본 고스락.

 

 

상원사.

여기서 오늘도 알*바다

포장길을 한참 내려가다 물어보니 아니란다.

용문사 가는 길이,

 

이리가면 용문산역 가는 버스도 자주 없다니

다시 상원사로 원위치.

 

반 시간은 족히 까먹었다.

 

 

 

상원사에서 용문사로 가는 등산로가 참 예쁘다.

양옆으로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흙을 밟으며 모처럼 편안한 발걸음에 마음까지 느긋해 진다 했는데,

햐~~~

두세 고개를 넘어도 용문사 가는 계곡이 안 나타난다.

 

분명 길은 외길인데 나홀로산행에 궁금증만 커지니 어쩐다~?

 

 

 

 

 

 

 

 

몸이 바짝 달 때쯤 나타난

이정표.

 

길은 맞는데 안내도보다 멀다.

해는 벌써 서산에 걸렸는데,,,

 

그래도

이 고개만 넘으면 되겠지.

벌써 한 시간쯤 왔으니,,,

 

 

 

드디어 가섭봉에서 능선타고 내려 온 절고개다.

어둠이 깔린 비탈길을 아이젠과 스틱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보기엔 흙 같지만 아니다.

흙과 낙엽 밑에는 차돌같은 얼음이 있어

발을 힘껏 찍지않으면 아이젠도 무용지물이다.

 

내 아이젠 사서 세 번 신은 신상으로 끝이 뽀쪽하지만 별 수 없었다.

무릎에 통증과 고장이 우려 될 즈음 용문사가 보인다.

휴~~~ 살았다!

 

 

 

 

 

 

 

 

 

 

용문사에서 본 용문산 정상

가섭봉.

 

힘겨웠기에 즐거웠던

오늘 산행이 무사히 끝나고 있다.

 

 

 

 

 

 

 

 

 

 

 

 

 

 

 

 

 

망국의 한을 심은

마의태자 영혼인지,

쉬어가다가 꽂아 놓은

의상대사의 지팡인지는

궁금치않다.

 

수령 1.100년의 천연기념물로   

용문산 지킴이에게

경배를 올린다.

 

결코 만만찮은 산세의

용문산을 찾는 모든 산우들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소망하며,,,

 

 

 

 

 

 

 

 

 

 

 

 

 

 

 

 

 

 

해탈교에서 바라 본 속세로 가는 계곡에도

선경속과 같은 얼음으로 덮혀있다.

 

어찌 다리 하나를 경계로 속세와 선경이 갈리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 하셨던가?

이 모두가 마음에 있는 것이거늘,,,

 

해서 오늘도 행복 가득 품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늘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