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在를 즐겨라!
2012년 2월 4일 (立春大吉)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
*2월 첫날. 온누리에 눈이 내려 세상이 하얗게 변했던 날.
책을 보다 좀이 쑤셔 아이젠과 카메라, 그리고 약간의 먹거리를 챙겨 광교산을 오른다.
골짜기에 스며든 商魂이 자연과의 조화(?)로 멋을 살리려 하니
그 뜻이 가상타 해야 하나?
눈 덮힌 계곡에 접어드니 골바람이 매섭다.
여름엔 제법 그럴듯 했던 아담사이즈 폭포도 꽁~꽁 얼어버렸다,
인적드문 산길을 오늘도 나홀로 산행이다.
鳥頭인가? 헤맨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바위에 새긴 자연의 신비로움을 무료 관람중~
도심속 산인데도 참 고즈넉하다.
아무도 가지 않은 하얀 눈길에 혼자만의 발자국을 남기며
그 고즈넉함을 즐기고 있다!
발자국과 깊이
-오규원(1941~2007)
어제는 펑펑 흰 눈이 내려 눈부셨고
오늘은 여전히 하얗게 쌓여 있어 눈부시다.
뜰에서는 박새 한 마리가
자기가 찍은 발자국의 깊이를 보고 있다.
깊이를 보고 있는 박새가
깊이보다 먼저 눈부시다.
기다렸다는 듯이 저만치 앞서 가던
박새 한 마리 눈 위에 붙어 있는
자기의 그림자를 뜯어내어 몸에 붙이고
불쑥 날아오른다.
그리고 허공 속으로 들어가 자신을 지워버린다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허공이 눈부시다.
***** & *****
***김난도의 "카르페 디엠" 의미를 되새겨 본다.***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송시에서 '시간이란 덧없는 것'이라는 의미였는데
현대인들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필요한 순간에는 절제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지는 순간순간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을 즐기는 진정한 태도라는 맥락에서 정의할 때.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로 현재를 채워서는 안 된다.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필요없는 의무감으로 현재가 비참해져서는 안 된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목표를 확고하게 하고,
그 목적지를 향해 순간순간의 발걸음을 뚜벅뚜벅 옮길 수 있으 때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카르페 디엠'하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야 한다.
비록 꿈의 내용이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떻게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때 비로서 현재를 즐길 수 있다.
그것이 카르페 디엠의 진정한 의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213~215쪽에서 인용***
광교산 시루봉(정상)
갈 길을 잃은 산새들,,,
배고픔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듯
손바닥의 먹이에도 죽자사자 달려든다.
굶주림에 야성까지 잃어가는 것을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이라 환호라도 질러 축하해야 하나~~~!
수리봉 전망바위에서 본 광교산 주능선.
시루봉쪽~
형제봉~종루봉 마루금
수리봉 전망바위
모두들 "立春大吉 & 建陽多慶" 하소서!
세월의 무상함인가!
새해라 뭉기적거리다 보니 명절을 맞았고
명절이라 또 우물쭈물하다 보니 입춘이라네.
속절없이 가는 세월이라~~~
쉼터에서 올려다 본 수리봉
나 대신 선등자가 되어 준 정체모를 발자국.
넌 무엇이냐?
앙상한 나목도, 푸른 솔벗도 그 나름으로
겨울 광교산 지킴이가 되어
늘 반겨주니 그저 고마울 뿐!
울창한 솔 길을 걸으니 마음속까지 정갈해진다.
날머리에 가까워지니 춥 다~!
몇십년만의 강추위라더니
오름길엔 몰랐는데 내림길엔 정신이 아득하고 볼따구니도 따갑다.
산책삼아 오르때는 이 바위에 올라 앉아서
명상에 잠기곤 했는데
오늘은 패스다.
너무 추워서,,,
눈 덮힌 산야를 도화지 삼아
내가 지금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무엇일까?
선뜻 떠오르는 게 없다.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건지~~~
산이 좋아 산을 찾는다.
높고 깊은 산은 처절하리만큼 생존의 의미를 곱씹게 하고
오늘 같은 산행은 조금은 여유롭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무를 타고 허공 속으로 날아가 자신을 지워버린 시인,
그 발자국을 들여다보는 일도
발바국 하나 찍히지 않은 허공처럼 눈이 부셨다"고
오규원 추모 5주기 낭송회에서 최정례시인은 그리워했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로 성공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는 절제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지는 순간순간에 보람을
느낄 수 잇는 일을 하는것이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며
그것이 "카르페 디엠"의 진정한 의미"라 정의한 란도샘.
결국,
행복 = 현재를 즐기는 것 = 카르페 디엠이 되는건가?
오늘은 입춘이라고 많이 풀렸다만
진짜 추웠던 2월 첫날의 산행을 정리하며 많은 생각을 해 본다.
"찍어 논 내 발자국을 돌아 볼 여유와 진정으로 카르페 디엠하려는 확고한 믿음."
아직 설익은 나름의 정의를 좀 더 심도있게 고민해 보자.
좋아서 산에 간다고
꼭
행복이라 할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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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계룡산에 임진년 세배드리는 날!
고향 방문이 설레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