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에서의 유유자적!
2012년 1월 7일 (토요일)
"임진년 첫 삼각산 산행은
나홀로가 아닌 뜻을 같이 한 친구와의 호젓한 동행이다.
겨울산은 한 시도 방심할 수 없어 카페에 공지한 후 내심 걱정했는데
이 친군 히말라야를 다녀온 프로니 오늘 산행은 여유로움속에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산성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국문으로 해서 정릉으로 빠지는 난이도 실종(?) 코스로
정릉 친구와의 또 다른 만남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산성계곡입구에서 본 염초봉,백운대,만경대 위용.
모처럼의 게곡산행에 발걸움은 가벼운데
날씨까지 포근해 계곡을 꽉~ 채운 많은 산우들이 시장통을 방불케 해 치고 나갈 길이 없다.
비록 눈은 다 녹았지만 겨울산행의 맛을 더 해 주는 빙벽,
추위에 아랑곳도 하지 않고 버티고 선 원효봉밑 소나무친구들~
삼각산 성문종주시에도 끼지 못하는 계곡의 중성문.
이곳에서 본 노적봉이 흡사 인수봉을 보는듯 하다.
신영루가 있던 곳,
花鳥風月이라~ 경치 좋은 곳엔 꼭 옛 선인들의 풍류가 깃들어 있다.
버들가지들이 얼어 은빛으로
-최하림(1939~ )
하늘 가득 내리는 햇빛을 어루만지며
우리가 사랑하였던 시간들이
이상한 낙차를 보이면서 갈색으로 물들어 간다
금강물도 점점 엷어지고
점점 투명해져간다
여름새들이 가고 겨울새들이 온다
이제는 돌 틈으로 잦아들어가는 물이여
가을물이여
강이 마르고 마르고 나면
들녘에는 서릿발이 돋아 오르고
버들가지들이 얼어 은빛으로 빛난다
우리는 턱을 쓰다듬으며
비좁아져가는 세상 문을 밀고 들어간다
겨울과 우리 사이에는 적절한지 모르는
거리가 언제나 그만쯤 있고
그 거리에서는 그림자도 없이
시간들이 소리를 내며
물과 같은 하늘로 저렇듯
눈부시게 흘러간다
앙상하게 드러난 나뭇가지 위로 스며든 겨울 햇살이 은빛으로 빛난다
보국문. 누각도 없는 암문이다.
멀리 백운대와 만경대가 손짓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다.
성곽위 파란하늘이 곱다.
옆 칼바위능선도 유혹의 눈길을 보내지만 애써 외면하고 또 계곡길을 따라 하산이다
나무 줄기를 스쳐간 수천의 시간들이 눈부시게 흩어지고 겨울은 깊어간다.
나뭇가지 아래로 우리가 사랑하였던 시간들이 물처럼 반짝이며 흘러가고~~~
길지않은 산행에서의 여유로움은
심적 부담없는 유유자적에 또다른 산행의 의미를 깨우치고,
동행한 친구, 기다려준 친구와
막걸리 잔 앞에 놓고 나누는 정은 행복의 의미를 깨우쳐 준다.
은빛 햇살, 파란 하늘
그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들의 情과 愛
그리고 삶!
오늘도 행복속에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