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의 설화!
2011년 3월 25일 (금요일)
눈 온다는 예보에 밤잠 못 이루다 새벽 4시 반에 기상.
겨우내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설산 산행을 위해 5시에 집을 나선다.
북한산까지 이동중에 해가 뜨면 설화도 상고대도 혹시 피었을지도 모를 빙화도 녹아 버릴것 같아 마음이 급하다.
산성입구에 도착하니 우선 의상봉. 용출봉이 앞을 가로 막는다
가운데에는 만경대와 노적봉이 보이고,
우로는 원효봉이 호위하듯 다가선다
상가를 철거하고 새로이 잘 정비한 계곡 등로엔 짐승 발자국만이 있을 뿐, 인적도 없다
자! 시작이다
봄속에 겨울의 끝자락을 부여 잡고 펼치는 마지막 설화의 향연이 황홀하다
이 황홀경을 위해 나는 밤잠을 포기했지만 어찌 아까울 수 있겠는가!
이동시간이 두 시간이나 걸리니 북한산 일출은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고
햇볕을 늦게 받는 산성계곡을 택한 것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나는 지금 설경속 황홀경에 빠져 있다
솔친구들은 밝은 갈색 바지에 녹색 저고리, 그리고 그 위에 하~얀 조끼를 걸쳐야 제 멋이 난다
혼자만의 이 시간이 멈춰주었으면 좋겠다마는,,,
의상봉 옆 모습이 설화와 상고대에 싸여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저 넋 놓고 바라 볼 뿐,,,
해야! 제발 조금 천천히 올라 와 줄 수는 없겠는가!!!
아침 햇살을 머금은 원효봉과 설화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 시키려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얼음이다
보석위에 더 빛나는 염초봉과 백운대, 만경대의 뒷모습
수령 350년의 향나무와 햇살에 눈부신 의상봉 옆모습
자! 이제 정신을 챙겨 길을 떠나자
백운대 오름길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모처럼 겨울 산행의 묘미를 북돋아 준다
위문에서 본 인수봉
인수봉옆 나무에서 딱다구리가 계속 나무를 쪼고 있다. 가운데에 위치했것만 잘 안 보이네,,,
만경대
멀리 보현봉, 문수봉에서 이어지는 비봉능선과 가운데는 의상봉능선
인수봉옆으로 멀리 불암산과 수락산
인수봉 뒤로 앞에 상장능선, 뒤로 오봉과 도봉산의 위용
백 * 운 * 대
바람이 나를 떠민다. 버틸 수가 없다. 태극기가 찢어질듯 나부낀다
암벽에 약간의 물기와 얼음, 그 위에 눈까지 있어 오르기도 내려오기도 만만치가 않다.
백운대에서 본 도봉산.
월드컵이 한창일때 친구들과 백운대에 올라 와 승리를 기원하고, 시청앞에서 응원도 했는데
그 날 아르헨티나한테 졌다. 무참히,,,
그래도 오늘은 시계가 좋은편인데 서울은 늘 그렇듯 연무에 싸여 있다
백운대 오름길 지킴이 큰바위 얼굴 옆모습. 손기정선수께서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시 받은 투구를 쓴 것 같다
계곡의 겨울 모습, 빙벽에 고드름까지,,,
흰 바위와 초록빛 솔친구, 그 위를 떠가는 파란하늘의 뭉게구름에서 평안함과 여유로움을 느낀다
인 * 수 * 봉 인증 사진터에서,,,
이렇게 오늘을 보낸다
모처럼의 겨울산행, 황홀한 설경속에 행복을 만끽하며,,,
다시 보자, 삼 * 각 * 산 * 아 !
선경에서 현실세계로 환속.
가슴 뿌듯한 이 행복감으로 삶의 원천을 재충전한다
그리고
이제 다시 시작이다.
며칠간의 휴식을 마치고 일터로 가자!
할 일이 있고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 또한 행복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