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속의 삶

시월을 보내며,,,

村 場 2010. 11. 1. 11:48

2010년 10월 31일

 

시월을 보내며,,,

 

지겹도록 계속됐던 긴 여름장마에

그토록 목 매어 기다렸던 높고 맑은 가을하늘!

허나, 왠지 시월 하늘은 가슴 시린 뭔가를 슬그머니 한 켠에 내려 놓는다

 

  시   월

                                               - 임   보

모든

돌아가는 것들의

눈물을

감추기 위해

 

산은

너무 고운

빛깔로

덫을 내리고

 

모든

남아잇는 것들의

발성(發聲)을 위해

 

나는

깊고 푸른

허공에 화살을 올린다

 

 

 삶에 지친 사람에게도 풍성하리라던 가을 결실은 뿌린 자가 모두 거두어 간다.

뿌린 자가 거두는 것!

그거야말로 호혜평등의 원칙이 아니겠나 하니 섭섭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

가슴 한 켠이 아려 올 뿐이다.

이 시월엔,,,

 

~ 10 월 은 ~

                                                  -박 현 자

시월은

내 고향이다

문을 열면

황토빛 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어머니

 

하늘엔

국화꽃 같은 구름

국화향 가득한 바람이 불고

 

시월은

내 그리움이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곳의 기차를 탄 얼굴

마음밭을 서성이다

생각의 갈피마다 안주하는

 

10월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는

내 고향이다

 

추억속의 시월은 참으로 아름다웠었다. 일일이 찾아서 나열할 수는 없지만,,,

시월은 풍성한 듯 했고, 여유로운 듯도 했었다

시월엔 "느낌"이 가슴속에 살아 움직이지 않았던가!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차다

산책길을 찾은 많은 山友들의 옷차림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본다 

파란하늘에 붉은 단풍  노오란 은행잎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삶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보이는 것!

 

시  월

                              -목 필 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펼쳐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는 온기가

눈부시다

 

다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얼룩진 마음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그래, 시월은 그렇게 투명해야 제 맛이지. 깊은 계곡를 흐르는 비취빛 청정수처럼,,,

 어쩌면 아무 말 없이 가슴으로, 마음으로 느끼는것이

바로 시월!

그 시월이 가고 있다

아무런 인삿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재회의 기약도 없이,,,

 

 

 그렇게 시월이 가고 있다!

소슬 바람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