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시월의 하늘공원.

村 場 2010. 10. 4. 18:32

2010년 시월에~

 

하늘공원의 억새를 찾아  세 식구 발맞춘 모처럼의 나들이다.

언제 또 할런지모를 가을원족 길인데

하늘이 내 편은 아닌듯 싶다.

뭉게구름 높이 뜬  파란  하늘은 간데 없고

살짝 흐렸다 가끔은 빗방울도 뿌리는 날씨가 야속도 하다만

,

,

,

그래도

시원해서 좋~다!

 

 반갑게 인사 건네는 가을꽃이 정겹다.

 

 난지도 옛 쓰레기 매립지에 조성한 월드컵 평화공원, 난지천공원, 그리고 하늘공원!

인간이 재활용으로 창조해 낸 걸작품중 하나다.

 

멀리 삼각산 백운대와 비봉능선이 어렴풋이 조망되고,

심술궂은 하늘빛 아래서도 억새풀은 장관이다.

 

 

 

 

 

 같은 볏과의 다년초인 억새, 갈대, 그리고 벼.

그 모양과 쓰임은 다르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풍요롭게하는 건 모두 같다.

비록 긴~ 장마, 태풍에 알곡이 덜 여물어 보이긴 해도,

 

 

 

 

 

 

 

 

         移     徙

            ^ 이  사 ^

                                                              - 서 수 찬

    전에 살던 사람이 버리고 간  헌 장판지를 들추어내자

    만 원 한 장이 나왔다

 

    어떤 엉덩이들이 깔고 앉았을 돈인지는 모르지만

    아내에겐 잠깐 동안 위안이 되었다

 

    조그만 위안으로 생소한

    집 전체가 살 만한 집이 되었다

 

    우리 가족도 웬만큼 살다가 다음 가족을 위해

    조그만 위안거리를 남겨 두는 일이 숟가락 하나라도 빠트리는 것 없이

    잘 싸는 것보다 중요한 일인 걸 알았다

 

    아내는 목련나무에 긁힌 장롱에서 목련향이 난다고 할 때 처럼

    웃 었 다.

 

 시인은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무언가를 다 소유하지 않고 머물 줄 아는 마음을 얻게 된 것이야말로 가장 큰 횡재라고.

 

목련에 긁힌 상처투성이 가구에서 목련 향이 난다고 하는 아내처럼

우리의 가난과 상처에도 향기가 밸 수 있다면 좋겠다.

 

지은이와

읽고 느끼는이의 마음 모두를 본 받아서,,,

 

 

 

 

 세상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 많다.

모든 동식물은 자연광에서 삶의 원천인 에너지를 얻는데,

이 꽃은 빛을 보면 죽는다네???

 

 

 조금은 흐려도 괜찮다.

들꽃이 흐드러지고 벌도 바쁘게 날아드니까.

 

 

 자주 볼 수 없는 나비까지 덤으로 만났으니 오늘은 운수대통일세 그려~

 

 

 멀리 한강에서 뿜어 올리는 202m 높이의 월드컵 분수.

 

 여기도 예외없이 태풍 곤파스에 뽑히고 부러진 나무들.

엎어진 억새, 갈대도 일일이 일으켜 세우고 묶어서 지금의 장관을 연출했다니

그 노고에 敬意를 표한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뒤로 보이는 서울시가지와 남산타워,

멀리 삼각산, 그리고 인왕산과 북악산의 마루금이 첩첩으로 다가 온다.

 

 

 어느덧 서편 하늘엔 노을이 물들어 오고, 우리 세 식구의 원족도 그 끝을 향하는 시간.

 

그물망에 걸린 세월이 거미와 실갱이할 때

조용히 자리를 뜬다.

 

 하이 서울 페스티발 축제분위기에 휩싸인 시가지를 피해

차분히 하루를 되새기며 귀로에 오른다.

 

나와 아내와 딸, 우리 세 식구!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모처럼의 나들이에 같은 마음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목련에 긁힌 가구에서 목련 향이 난다고 할 수 있게

마음을 활짝 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