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 場 2010. 7. 11. 15:01

설 악 을  품 다 !

일   자 ; 2010년 7월 10일 (토요일)

코   스 ; 백담사~수렴동계곡(황장폭포)~구곡담계곡(용손,쌍룡폭포)~봉정암~소청~중청~대청봉~오색.

누구랑 ; 나홀로 (안내산악회따라)

 

 

예전엔 무박으로 가능했던

용대리~백담사~오색 코스가 용대리~백담사 구간의 셔틀버스 운행으로

소요시간이 26Km 11시간이 18Km 9시간으로 8Km 2시간 줄었다.

수도권 대부분 산악회는 현재도 무박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수원 소재 "은하수"에서 당일로 한다기에

무작정 도전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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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30분 일찍 출발하는 일정인데도 버스 2대분이 몰렸다.

모처럼 장거리를 당일산행으로 해 보겠다는 의욕이 충만하다.

 

안개 자욱한 강변길과 굽이굽이 산길을 세시간여 달려 용대리에 도착.

셔틀버스를 타려는 산객들이 벌써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백담사! 

예전 만해 한용운선생께서 계셨던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전두환대통령의 유배지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이제부터 올라야할 긴 계곡에 무수히 많은 석탑이 인간사를 대변하고 있다 

백담사대피소에 이르니 몸은 서서히 더워져 열기를 뿜는데

서기어린 설악의 기운을 받으니 차라리 써늘한 감마져 드는 묘한 상황이다.

  

영시암을 지나 본격적인 계곡산행이다.   

 

그냥 보고 느끼면 된다. 

지리한 장마가 계속되는 이 우중충한 무더위속에 우선 눈부터 즐기자.

  

어떤가, 이제 마음으로도 즐길 준비가 되었는가? 

 

후덕지근한 날씨에 땀은 비오듯 하지만 틈틈이 불어 오는 산바람은 시원타 못해

몸과 마음을 하늘로 날려 보낼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뛰어 들고픈 충동을 기까스로 억제하며 넋 놓고 바라 본다 

실로 아름답지 않은가!

 

 다람쥐도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이미 저 미물도 자연과 동화되어 바로 자연이 되어 있는듯 하다 

좌로는 용아장성릉과 우로는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진 서북능선.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암릉미에 계곡의 맑은 물.

이 속에서 나 또한 자연이기를 소망한다

다람쥐와 벗 삼아 살아가는,,,

   

 

이것도 자연이다. 

  

태어나고 살아가고 병들고 늙고,,, 또 죽음도.

 

 

 

좋~다 !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좋다. 

 

 

 

 

 

     

용아장성릉의 암릉미

지금은 출입통제 구간으로 보호를 받고 있어 더욱 신비로이 다가 온다.

 

 

  

 

휘돌아 내리치는 폭포.

자신을 깨뜨리며 과감하게 부서지라고, 안일을 저버리고 투신하라고 일깨웠던,,,

 

 

 

 

그 폭포를 보며 나는 무었을 생각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산이 좋은것은 모두를 포용하기 때문이다.

바위와 하나가 된 나무,

웅장한 암릉밑을 흐르는 깊은 계곡물, 

짙푸른 나뭇잎사이로 썩어가는 고사목과 분주하게 오르내리는 다람쥐.

 

 

사진이 어두운면은 대체로 서북능선쪽이다.

일부러 구분치 않아도 자연의 빛이 깔끔히 정리해 준다.  

  

 

계곡을 벗어나 똑바로 선듯한 가파른 비알을 타고 올라 

이곳 봉정암에서 숨을 돌린다. 

돌과 나무와 아름다운 선의 조화.

참 아름답다!!! 

 

우리나라 사찰들이 자리 잡은 곳은 어디든 명당이다.

기암괴석과 풍치가 좋은곳엔 예외없이 절이 있으니,,,

소청 오름길에 뒤돌아 본 봉정암 전경.

소청대피소 이정표와 고사목. 

소청에서 돌아 본 용아장성릉과 서북능선, 그리고 숨차게 올라온 계곡이 온통  구름에 싸여있다

내가 오르면 바로 구름이따라와 가려 버린다. 

 

올라야할 중청도, 막 지나온 소청도 서서이 구름속에 잠긴다

아직 갈 길은 까마득한데, 비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구만,,,

 

안내판의 절경은 구름으로 대체하고 내가 구름위에 서 있다는 사실 하나로 모두를 상쇄한다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보는 대청봉도, 중청기상대도 구름에 점령됐다.

 

인증사진. 늘 많은 산객에 밀려 기회가 없었는데 다행이다 

 

 설악의 정상, 대청봉에서 보이는것은 오직 구름뿐이다.

내가 지금 구름위에서 신선놀음하고 있음에 조망권을 포기한다.

오색으로 하산길의 기묘한 나무를 중심으로 경치사진 몇 장을 모았다 

 

 

 

 

계속되는 너덜길과 계단이 비알길 오를때보다 더 힘겹다 

 

 

 

이제 온 산이 다 구름속에 가렸다

와중에 무사히 하산함에 기쁨과 함께 감사한다.  

오색 날머리.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한 후련한 마음으로 산행을 마친다

다소 무리가 있을것으로 걱정했었지만 일행들에 낙오되지않고 마무리한

행복한 하루였다.

같이 해 준 산우들과 안내 김대장에게 감사하며

후일 이기쁨이 재현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